아래는 하트리스의 잡담입니다. 브금이 실려있으니 주의해주세요.
OST - Fire Emblem Echoes: Shadows of Valentia OST
4화까지 본 하트리스 메모리의 평가
때는 바야흐로 2018년 2월 초....
반은 제 제안으로, 반은 제 의욕으로 시작한 더블크로스 캠페인 [하트리스 메모리]. 그 캠페인이 드디어 막바지에 도달했습니다... 현재는 4화가 끝나고 몇 주 지난 시점이군요.
이야, 3월 1일 그랜드 오프닝을 하며 이래저래 스토리가 어떨지 팝콘 뜯고, 기대를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진상은 거의 밝혀져 있고, 다음 달 5일이면 이 5화의 대장정이 끝나네요.
비록 티알 세션으로 보자면 1달에 1번, 이틀에 1화라는... 꽤 느려보이는 페이스였어도... 솔직히 이 캠페인, 이 스토리였다면 정말 그럴 가치가 있을 텀이었다 생각합니다.
진행하면서 티알 스토리 치고는 굉장히 느낀 것도 많았고, 생각하게 하는 스토리였습니다. PC들 간의 교류, NPC들 간의 교류, 그들 사이의 스토리 무엇이든, 더할 나위없이 훌륭합니다. 비록 거의 10년 전에 나온 캠페인 북이라서 스토리나 장치, 표현 방식에 있어서는 조금 낡았을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걸 제치고서라도 시나리오로서의 값어치는 현재 프리미엄에 버금간다 봅니다.
제가 이렇게 호평을 하는 이유는, 이 시나리오가 단순히 현재 3rd의 임무위주의 시나리오(이 부분은 더블크로스를 보는 제 회의적인 시선입니다.)와는 다른, 일상에 밀접해있으면서도 그 내용을 전달하는 데에 충실했기 때문입니다.
이게 바로 더블크로스가 지향하던 원래의 스토리, 시나리오가 아닌가 싶더라구요.
많은 시나리오를 접하고 룰을 접해봤지만, 이렇게 지나고 보면 찡해지는 것은 사실 몇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스토리는 감동을 따라가다가 자극만을 남기기도 하고, 목표와는 동떨어진 시나리오도 많이 봐왔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다릅니다. 이렇게 더블크로스 시나리오 치고는 오랜 기간, 캠페인의 한 화 한 화 엮어가면서 생각의 여지를 끊임없이 던지며 여운을 조금씩 남기고 끝내 훌륭하게 마무리를 한다는 것이... 정말 어느 리뷰 말마따나 더블크로스 2nd Edition의 유종의 미라고 불릴만 합니다. 박수 짝짝짝.... 앞으로 이런 양질의 시나리오가 더 나와줬으면 합니다. 정말로요.
아카미네 히카루의 이야기
실은, 저는 TRPG를 하면서 좋은 캐릭터성이 무엇인가 상당히 고심을 해왔습니다. 캐릭터를 대하는 태도, 캐릭터가 스토리를 대하는 태도, 캐릭터를 쓰는 플레이어 입장에서 어떤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은가. 뭐 이런 흔한 고민들로요. 답을 한가지로 낼 수 없는 것들을 매번 머리 싸매왔고 답답함에 글로도 많이 찾아 접했었습니다.
저 나름대로도 그걸 반영해 여태 TRPG를 하며 긍정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위해 힘써왔어요. 하지만, 그것에서 되려 제 한계에 맞닥뜨리게 됐습니다. 안되는 것은 안되더라, 나는 이 정도까지 한계다... 그게 점점 드러나는게 보이면서 저는 좀 일시적으로 의욕을 잃었습니다. 어차피 난 이걸 못해. 어차피 내가 이걸 하면 사람들이 마음에 안 들어해. 사람들이 난 이렇다고 하니까 이래야겠다. 뭐, 이런 부정적인 생각이 겹겹이 쌓이기도 했었구요.
그리고 이번 캠페인에서 전 제 문제점을 타파하고자 캐릭터의 단순화를 시켜보자 생각합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정말 흔한, 단순무식 열혈캐릭터라는 컨셉트였습니다. 저는 생각이 많은 타입인 고로, 언제나 멀리서 상황을 관전하거나 적당히 넘겨가면서 옆에서 얹혀가는 포지션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 문제점을 정면으로 뚫기 위해, 가장 스토리에 적극적이어야 하고 간섭을 열심히 해야 하며 에너지 소모도 큰 캐릭터성을 골랐습니다. 그것도 단순열혈로요. 그 의미는 너무 생각하지 말고 저지르자, 라는 제 나름의 방향성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캐릭터를 만들고 성격을 구체화시킵니다. 과거도 정합니다. 히카루의 과거는 어느정도 오너의 성격을 투영한 것이 있었습니다. 무의식 중에 만들고보니 이런 점은 부정을 못하겠네요... 그리고 캠페인에 냅다 던져집니다. 솔직히 히카루의 캐릭터를 어떻게 해야겠다고는 생각 전혀 안했습니다. 그냥 못해본 열혈 캐릭터 할 거야! 이게 전부였습니다.
대놓고 말하자면, 아카미네 히카루는 폼생폼사가 컨셉이었습니다. 초기 컨셉이 불량학생(이라 쓰고 건달이라 읽음)이었다는 것과 성격이 껄렁했다는 것이 그 점이네요. 물론 이것은 한 번의 물갈이로(...) 대폭 변경되긴 했습니다.
그리고 캠페인을 하다보니, 단순 열혈과는 다르면서도 나름대로의 열혈이라는 캐릭터가 탄생했습니다. 단순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자신의 상식에 반하는 것은 화를 낼 줄 알고, 대놓고 불도저를 동원하기도 하고, 낙심한 동료를 격려하기도 하면서, 때로는 미숙하고 실수도 하고 자기 세계에 빠져 살기도 하지만 동료로 인해 영향을 받고 서서히 고쳐나가는 그런 캐릭터성이요. 그래서 저 나름대로는 정말 히카루에게 애착이 갑니다. 여태 했던, 흔히 했던 제 상투적인(나쁘게 말하자면 비협조적이고 방관적이며 싹퉁이 없다고 해야겠습니다.) 캐릭터와는 다르게 자의를 가지고 문제점을 뚫고 나가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이 캐릭터는 제 티알피지 역사상 가장 제가 원하는 방향성을 띄며 잘 가고 있는 캐릭터라 볼 수 있습니다.
그 캐릭터의 결말이 어찌 될 지는 이후 5화에서 판가름이 나게 되겠죠. 결과가 어떻게 나든, 저는 납득할 생각입니다.
세션 이야기
하트리스 메모리는 매 화마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스포일러 때문에 더 이야기하지는 않겠지만, 스토리의 긴장감이 엄청납니다. 매화 빵빵 터지는... 타임라인에도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만, 롤러코스터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원기옥을 모아다가 빵 터뜨리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이것이 캠페인 내내 계속됩니다. 지루할 법할 틈? 그건 제가 여태 세션하며 그리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일상을 더 만끽하지 못해 아쉬운 건 있었지만요.
그리고 히카루는 이 스토리를 타고 잘 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는요. 비록 불나방된다는 예감이 4화에서 빗나가긴 했어도...(4화는 솔직히 히카루가 굉장히 인고를 한 티가 났습니다.), 5화는 정말 그럴거 같으니 오너인 제가 목줄을 잘 매야겠습니다. 뭣하면 제네시프트하고 달려들거 같아서요.
솔직히 캠페인에 있어 막화 로스트만큼 안타까운 상황이 있을까 싶은만큼.. 더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멤버로 정말 최상의 엔딩을 보고 싶은 욕심이 있는지라. 모두들 마지막까지 힘내주셨으면 합니다...
마지막!
5화를 앞둔 시점에서 후기 비슷한 글을 쓰게 되는데, 이것은 제 아쉬움을 최대한 덜어내기 위한 일환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하트리스 파티원들 정말 더럽하고 있어요. 밍나밍나 다이스키...
같이 세션을 해주겠다고 해주신 플레이어분들과, 하트리스 메모리를 굴려주신 GM 티스님께도 정말 감사하다고 하고 싶습니다. 덕분에 정말 좋은 캠페인을 알게 됐습니다.
그럼, 다음에 하트리스 글을 쓸 때 다시 뵙겠습니다.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Mglg] 2/17 Lonely Survive 테스트탁 (0) | 2019.02.22 |
---|---|
[Mglg] 2/12 마기로기 별빛기행 테스트탁 (0) | 2019.02.13 |
[Mglg] 너에게 고한다 세션 후기 (0) | 2019.01.11 |
[Mglg] 전화 후기 (0) | 2018.12.21 |
[DX2&3] 하트리스 메모리 후기 (0) | 2018.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