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방문해주시는 여러분, 부디 스포일러를 보시고 비명을 지르며 전화 내용을 알아버려서 시나리오 못간다고 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일절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주의해서 열람해주세요.
1. 시나리오의 평가
되게 본격적으로 쓰는 것 같지만 간략하게 쓰겠습니다. 구성 자체는 한 PC에게 조명이 가 있어서 마기카로기아치고는 조금 이질감이 들었어요. 제가 짧은 경험으로 느낀 마기카로기아는 각자가 제 역할이 있고 서사가 있어서 그것을 함께 해쳐나가며 최대한 시나리오의 텐션을 끌어올리는 느낌이면 이 시나리오는 한 PC가 주인공 역할, 나머지 PC가 그 보조까진 아니어도 약간 시나리오의 큰 맥락에 끼기엔 약간 애매한 역할을 맡아서 참신함과 동시에... 죄송했습니다...(딜런 봄)
구성으로만 따지자면 그렇고, 내용 자체는 안타까운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원문을 보니 PC1과 설강화는 제자와 스승의 사이이고... 이 부분은 베릴님이 약간의 개변을 하신 것 같지만 어찌됐건 딜런은 시라이시 사쿠라라는 딸이 생기게 되었고... 아내인 설강화 씨는....
2. 설 강 화....
하하하하하 죄송해요! 죄송해요!!! 우리 딜런쟝이... 그렇게 매정하게 대해서 죄송합니다ㅋㅋㅋㅋ(강제로 머리 숙이게 함) 저 분명 중간에 조사하면서 설강화씨가 기다렸을 거라 생각은 했어요ㅠㅠㅠㅠ 소중한 사람 되찾고 싶고 같이 살고 싶은 거, 그게 나쁜 것도 아니고!! 비밀 다 파면 1, 2년도 아닌 15년이나 그렇게 기다리면서 살았을 거라고 메타추리가 되잖아요! 그걸 생각하니까 진짜 제 캐릭터가 매몰차게 느껴지는 거에요.... 매정하다고밖에 할 말이 없어서, 농담삼아 생각했지만 음 욘석은 대대로 다른 시나리오를 굴려서 그만큼 고통을 받게 해야하나... 좀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제 캐릭터가 잘못했네요!!! 이제 딸인 사쿠라도 있으니까 잘해야 해, 알았지....ㅠ
3. 렌의 소멸 건
렌... 에틸린님.... 정말 시나리오 내내 미안합니다!
렌은 자신의 일이 아닌데도 본인의 흥미로, 함께 끝까지 조사해주었지만 정작 몸고생은 렌이 다 한 기분... 마법전 혼자서 2번이나 했으니까 소진도 되었고... 그것도 처음에는 굉장히 힘든 난이도였어서 입회라도 했어서 다행이었던ㅠㅠㅠ 행운이 이렇게 요긴하게 쓰일 줄이야...는 그 요긴함도 잠시였다는게 문제였습니다.....
마지막 금서봉인하는데에서 탈락하시는데 정말 솔직히 말해서.... 딜런과 렌이 사이좋게 마법전 1번씩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습니다. 처음이야 거의 강제이벤트라 어쩔수 없었다곤 해도 역시 두번째는 딜런이 했어야 했다...ㅠㅠㅠㅠㅠ 마지막에 렌이 남긴 말로 딜런은 한동안 우울감에 시달리면서.... 자신이 어떻게 하면 좋았을까 되뇌였을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자기 딸이 곁에 있어주긴 하겠지만 렌의 빈자리가 없는 것은 아닌걸요.. 그래도 뭐 시간이 흘러서 기억이 희미해지고... 현실을 보고 심기일전했겠지만요... 딜런은 그런 성격입니다.........
4. 리드 딜런이라는 캐릭터
리드 딜런 얘는... 지금도 말할 수 있지만 정말 아무 생각도 없이 짠 캐릭터였습니다. 그냥 방문자인 캐릭터 한 명 만들자~ 해서 가볍게 만든 거거든요. 그런데... 제 생각없는() 본의와는 다르게 너무 심기가 굳건하고, 산전수전 겪은 느낌이 나와서 그걸 연기하는 뒷사람도 당황했습니다. 리드 딜런이 지니고 있는 캐릭터성 자체는 흔히 제가 RP하는 타입이긴 하지만(두뇌파에 냉철하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생각하면서 다른 동료도 적당히 걱정해주고 사건 해결에는 무진장 힘쓰는 불나방타입) 뭐라고 해야할까요, 시나리오에 몸을 담그면서 깊이가 확 깊어져버린 느낌이라... 개인적으로는 되게 기묘하다 생각이 드는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후의 활약이 기대가 안되는 게 아니에요. 성미 상 뭔가 일을 터뜨릴 캐릭터긴 해서... 앞으로 어찌 될지는 이후의 세션으로 서사를 진행시켜볼 생각입니다.
세션 중의 이야기를 하자면, 설강화를 생각하는 마음은 분명 있었습니다. 그런데... 애가 사쿠라의 말을 들어준다고 맘 속으로 딱 약속을 해버린 상태라서;;; 그 후로 그걸 철저히 지킬 기세로 오더랍니다. 그 상대가 자기가 한 때 아꼈던, 설령 아내였다고 해도 진실을 알고 있으니까 단장에 빙의당해 본심을 잃고 서적경으로 이용당할거라면 자기가 보내주자... 뭐 이런 마음가짐으로, 망설임이 거의 없었다고 봅니다. 물론 안 흔들렸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나마도 자기 할 일을 할 뿐이라고 그냥 퉁 치고 넘겨버려서.... 그 바람에 더 매몰차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은 제 캐릭터답네요(...) 자기가 할 일을 다 하고나서 자괴감이나 회한에 잠기는 부분이요... 실상 제 캘 대부분이 이렇기도 해서()
4. NPC
설강화나 사쿠라의 이야기는 좋았습니다. 서로 미련을 놓지 못하는 부분이 안타까웠어요. 뭐 이 안건에 대해서지만 제 캐릭터는 아예 죽은 건 죽은거지(쏘쿨) 이런.... 내내 이 상태여서 갈등의 여지도 없었다는 게 함정(...) 아니 좀 감정이입좀 해줄래..... 감성이 왜 메말라있냐...ㅠㅠ
그리고 세션 중 사망증명 서씨ㅋㅋㅋㅋ 사망증명서가 처음에 등장할 때 그 이름이 너무 강렬해서 좀 웃어버렸습니다. 그 후로도 이리저리 깨알같은 귀여움이 있어서 정이 좀 들려던 참에 이를 시기한 설강화에게 봉서(이게 아님)... 나중에는 뭐 설강화도 사라졌고 봉서에서 풀려났다고 해주셨으니... 으으음, 어찌 되는걸까요, 이 분.
사쿠라나 딜런한테 이따금 찾아가기라도 할 지, 아니면 아예 행방이 묘연해진 상태일지.... 어쨌든 NPC로서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 사망증명서 씨가 재밌는 캐릭터였어요.
5. 플레이 상의 아쉬운 점
제가.. 좀더 렌을 서포트를 해줬어야...ㅠㅠㅠㅠ 그리고 심리묘사 좀 더 할 걸......
아 정말 개인적으로는 이 둘... 특히나 PC소멸에 좀 맘이 아프지만... 린님이 아쉬워하지 않았다면 저도 괜찮습니다...
횡설수설이지만 이런 좋은 시나리오 마스터링해주시고... 함께 즐겨주신 에틸린님, 베릴님.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기회있을 때.... 어느 룰, 어느 시나리오에서건 좋으니 함께 즐겨보아요.... 사요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