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어제 신촌거기는 아닌 다른 곳에서 3명으로 윤회불변식을 갔다왔습니다. 특수한 기믹에 맞물린 안타까운 사정에 겹친 스토리... 라는 느낌이라 굉장히 감회가 깊은 시나리오였구요. 저희 리드 딜런도 나름대로 일을 열일해주었어서 뿌듯했습니다.
이하로는 윤회불변식의 스포일러입니다. 강력한 네타에 주의해주세요!!
!!Spoiler Alert!!
본 포스팅은 마기카로기아 동인 시나리오인 윤회불변식의 스포일러가 다량 있습니다.
몇 차례 세션을 갔던 지속 PC인 탓에 예전 세션의 이야기도 다소 있습니다. 윤회불변식 시나리오의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으시는 분은 뒤로가기나 X버튼으로 유유히 창을 닫아주시면 감사합니다!!
윤회불변식의 계기
제가 이 시나리오를 가게된 것은 베릴님의 추천과 공수표 덕분이었는데요. 전화 PC가 가면 좋다고 한 그 말에 솔깃하여! 무엇보다 제가 각별히 생각하고 있는 딜런을 계속 세션에 데려가고 싶었기 때문에도 가게됐습니다. 솔직히 3명만 가게되었을 때도 어찌 잘 되겠지! 라고 맘편히 생각했는데 그게 조금 세션 진행에 도움이 됐던것 같아요.
뭐 여튼간에 위 사진처럼 이런 걱정 반, 기대 반 속에서 윤회불변식은 시작됐습니다.
시나리오의 구성
시나리오의 구성이 통상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기믹도 기믹이고 특정 사이클까지 매번 핸드아웃이 바뀌는 인물이 있었거든요. 처음 돌아갈 땐 이걸 전혀 눈치못챘는데 묘사 상으로 뭔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암시가 꾸준해 짚어본 것이 잘한 것 같았네요.
네타적으로는 우리 고생한 아스미가 이 경우였습니다. 조킹이나 조사도 좀 흡사 크툴루감각으로 해야 수월한 경우라 이건 차후 마스터링 시 고지를 조금 하는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조킹이란 게 으레 통상 시나리오에서도 비중이 분명 있긴 하지만 이 시나리오의 경우 조킹으로 중요한 핸드아웃이 공개되는 케이스라서, 뇌를 가동해 조사를 많이 하셔야하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이 부분만 봐도 난이도가 낮은 것이 절대 아니더군요. 그래도 협력해서 해쳐나가면 클리어가 가능한 레벨입니다.
시나리오의 스토리
요약하자면 좀 아침 댓바람에 산책을 나왔다가 돌아가려 했더니 그 곳에서 나갈 수가 없네!!!가 되겠네요... 비유가 조금 이상할 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체감한 분위기의 요약이 딱 저렇구요.
멀리서 보면 역 배경 클로즈드 서클의 감각이었습니다. 참극을 반복하며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처절하게 반복적으로 묘사하고 보여주는 것이 정말... 제 캐릭터적으로는 어서 해결해야겠단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사이클이 반복되면서 요령을 누적해 돌파하는 것도 재밌었어요. 물론 메타적으로 조금 감잡는게 어려웠던 탓에 걱정은 많이 됐지만! 어떻게든 됐습니다. 그 반복 사이에서 우자가 월경자로 각성해서 금서중독을 감수하면서까지 PC들을 위하는 스토리까지... 진짜 안타까웠습니다.
그렇게 시행착오해가며 단장을 모으고 금서 편찬 후, 마지막에 구해졌을 때 성취감이ㅠㅠ 이야 우리가 해냈어. 못나올 줄 알았는데 해냈어! 속으로 환호하면서 즐겁게 엔딩을 냈습니다.
나카노 아스미와 리드 딜런
다이스 대결로 아스미를 제일 처음 구해준 것이 리드가 되었는데요. 이게 핀포인트였더라고요. 설마... 설마 전화 PC1에게 이런 시너지가ㅜㅜ 저 정말 이거 하면서 전화 떠올리게 되고 씬표 굴릴 때도 소중한 사람의 모습이 일순 비친다길래 아 기어코 리드가 모 NPC의 환영을 보는가! 생각했습니다.
뭐 당연도 한게 여태 세션을 거의 안 가서 리드의 시간이 정체되어있던 상황인지라, 게다가 얼마 안 지났을거란 말이죠, 이거ㅜㅜ 그래서 더 생각났습니다. 리드는 이런 걸 겉으로 마구 티내는 성정은 아니었지만, 굉장히 속을 태웠을거에요.
금서중독이란...
아스미라거나 다른 NPC가 금서중독이 됐다는 걸 알았을 때는 진짜 경악을 하더라구요. 자신이 당한 것(전화에 더해 다른 시나리오로 금서중독당한 전적)과 맞물리니 잊을 수가 없는 것인지...
차마 먼저 나서서 마법전을 선언하지는 못하고 이렇게까지 필사적으로 나서주는 것에 말도 제대로 못하고 혼자서 속으로 온갖 침체를 겪으면서 어서 이 사태 해결해야만...!! 이러고 있더랍니다.
허허 이건 너무 애잔했다... 해체판정도 정 못 구하면 다시 한번 루프해서라도 구해내고야 말겠다! 라는 의지로 다이스롤을 한 결과 5를 띄우고 해체성공을 했어요. 흑흑 이건 다행이었습니다.
아스미와의 관계?!
한줄 요약으로, 아스미는 짝사랑을 했습니다.
...아스미 미안해!
저 진짜 이 구간에서 당황했는데요. 처음에 핸드아웃 내용 상으로 분명 관계에 발전이 있을 것이라는 추론 자체는 가능했는데 닥치니까 정말 당황스럽더라구요.
속으로 한 서너번 고심을 했구요... 그러다가 내린 결론이라는 것이,
리드 딜런에게 있어 아직 현재진행형으로 남아있는 전화의 사건. 그 NPC와 정말 마음을 다해 사랑했던 큰 존재였던 고로.... 그걸 훌쩍 넘기고 아스미와 함께 극복해낸다는 서사를 넣는 건 역시나 좀 더 시간을 두고 생각해봐야 것 같다..... 였습니다.
이게, 리드를 고통 속에서 계속 굴리겠단 소리는 아니지만(ㅋㅋㅋ) 리드 자체도 원래 마법에 회의가 무척 많고, 자신에게 이 사람과 과연 행복해질 자격이 있는 것인가, 무겁게 생각해올 것이기 때문에... 아스미의 애정은 알고는 있지만 이 이상 눈을 감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아스미가 리드에게 외사랑하는 관계가 되어버렸네요. 미안해...
캐릭터가 기본적으로 마법사인 자신과 연관이 깊게 되어봤자 좋은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마인드셋이 정말 커서, 제 PC 아니랄까봐 이유있는 묵직한 철벽을 딱.... 아직도 전화의 일이 깊게 남아서 자책모드였지 않나, 생각합니다.
다른 분 탁에서는 아스미와 여러가지가 있었다는 후일담을 들었지만 그것은 그것... 리드는 다른 길... 서로가 서로의 길을 가는 걸 택했으니 그럭저럭 만족합니다. 이것에 뭐 막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거나는 없어요. 아스미가 이전과 같은 평온한 생활을 조금이라도 더 길게 오래 유지하길 바라며 지원해줄 뿐입니다. 리드는 누구보다 아스미의 심정을 이해하고 있으니까요. 이건 제 PC인 리드가 방문자이면서 스스로의 노력으로 마법을 단련하며 고군분투해온 탓도 큽니다.
음... 이 사건 이후로는 교류하면서 마법사로서의 지식을 전수해줬을거 같네요. 리드라면 분명 어느정도 선을 그어두긴 하지만 도움을 구하면 거절하진 않을겁니다.
블랭크 비밀
블랭크 비밀의 표가 1차례 쓰인 것이 재밌더라구요. 비밀마저 다이스 굴려서 정한다니 괜찮은걸까? 생각했는데.. 문제도 없이 재밌었습니다. 네코와 스승이 된 그 분... 세션 중 한 줄기 마음의 안식처였던 그 분... 정말 허허롭고 여유가 너무 넘쳐서 시나리오 도중에는 조금 얄밉게 보일 때도 있었습니다ㅋㅋㅋ
캐릭터 자체는 다른 시나리오에서도 보고싶을 정도로 좋은 캐릭터성이었어요. 네코의 앵커로 이따금 만나뵙겠네요!
전투난이도
전투의 난이도 자체는 3계제 초반으로도 그럭저럭 적당했습니다. 다만 역시 지속 PC나 마기로기에 조금 익숙하신 분도 함께 가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었네요. 봉토가 마력이 많은 탓에 은근히 체감 난이도를 올려버리는지라, 게다가 마소누적도 되지 않고 운명의 힘은 그냥 쓴대로 가는지라 계약을 아껴야되는 상황이었는데요. 처음에 루프를 간파하지 못하면 전력을 다할 가능성이 있겠더라구요. 정말 예외의 상황이긴 하겠지만요.
빌딩잡담
이번 리드의 마법은 【금주】로 취득한 금서마법 【허신】과 소녀의 【캐스트】 조합으로 마법 2연사를 한다는 구성의 콤보구성이었고요. 【행운】으로 다이스 평균이 불안할 경우의 주운을 보안하며, 【환뇌】로 낮아지기 쉬운 아방궁의 마력을 조금이라도 받쳐주는 밸런스형이었습니다.
마력 자체를 늘리는 장정이 더 효율 좋긴 하지만 리드는 서공이 아니니 어쩔수 없다! 그리고 이번에 허신 주구영창해서 만족했습니다. 허신에 마력 3 투자하고 성공할 때의 짜릿함이란...
거기에 금서전에서는 초기앵커 계약으로 부스트해서 감소한 대미지를 포함하고 10대미지라는... 3계제치곤 꽤나 대미지를 냈습니다. 역시 준비된 딜러가 짱이에요!
차후 보완점은... 한동안 3계제 존버할 캐릭터니까 천천히 생각하겠습니다.
마무리하며
캐릭터적으로도 뒷사람적으로도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스토리의 시나리오였습니다.
이렇게 좋은 계기를 주신 베릴님, 그리고 함께 세션해주신 큘리님, 플루토님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 이렇게 만나뵐 수 있다면 만나뵈었으면 좋겠네요!ㅠㅠ